마산시 가포·현동에 국민임대단지가 조성된다.

그러나 마산시는 두 곳이 국민임대 예정지구로 지정되기 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반대하고 있다. 반대논리의 핵심은 산업단지가 더 적합하고 급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곳의 국민임대사업은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다.

지역의 중요 사안인 이번 4·9총선에서도 각 후보자의 의견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획은 국민임대를 계속 추진해야 하는지, 산업단지로 바꿔야 하는지 어느 한 쪽에 서거나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려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진행상황과 찬반논리, 나아가 마산의 국민임대 수요는 얼마인지, 산업단지로 변경이 가능한지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가포지구
현동지구

◇마산 최초 국민임대단지 추진 = 가포·현동지구가 예정대로 2011년 완공되면 마산에서 처음으로 국민임대단지가 생기는 것이다.

국민임대는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으로 전셋집보다 싼 보증금과 월 임대료로 30년간 살 수 있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이다. 국민임대사업은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전국에 100만호 건설계획에 따른 것이다.

건설교통부는 두 지구에 대해 지난 2004년 12월 국민임대주택단지 국책사업으로 정하고 이듬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를 해제에 이어 국민임대 예정지구로 지정했다. 2011년에 완공될 계획이며, 입주자 모집은 2010년쯤 진행될 전망이다.

두 지구에는 국민임대아파트(5512가구)뿐만 아니라 분양아파트(3294가구)와 단독택지, 학교·공원 등 공용시설이 들어선다. 마산시 현동·우산동 일대의 현동지구(99만 8000㎡)는 대한주택공사와 경남개발공사가 공동으로 수용인구 1만 7000여 명 규모로 추진한다. 마무리 단계인 토지보상은 수용 재결을 앞두고 있다. 이 지구에는 아파트 7개 단지, 5793가구(국민임대 3610가구)와 단독택지(100가구), 초·중·고교, 공공청사, 공원 등이 들어선다.

가포동 일대에 조성되는 가포지구(47만 9000㎡)에 주공이 수용인구 9400여 명 규모로 추진하며, 상반기에 토지보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지구에는 아파트 4개 단지, 3013가구(국민임대 1902가구), 단독택지(115가구), 초·중교, 공공청사, 공원 등이 지어진다.

◇마산시, 산업단지로 변경 요구 = 국민임대사업은 전국적으로 지역민들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마찰을 빚고 있다. 이와 달리 주거복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역민의 목소리도 있다.

반대 이유는 저소득층 밀집에 따른 집값 하락과 사회복지비용 증가다. 그래서 경제 효과가 큰 산업단지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먹고사는 게 먼저지 집이 먼저가 아니다', '지역발전의 걸림돌'이라는 주장이다.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인 올라가고 있는 김해 진영지구, 거제 일운지구, 양산 금산지구 등에서도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도심지에 추진되는 창원 봉림지구, 도계지구와 진해 자은 3지구는 반대에 부딪히지 않았다.

마산시는 지난 2005년 12월 두 지역에 대한 국민임대주택 예정지구 지정에 앞서 건교부에 반대 의견을 냈었다. 지금까지 줄곧 반대 견해를 고수하고 있으며, 산업단지로 바꿔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주요내용은 현동지구를 우산동 지능형 홈 산업단지를 확장해 지능형 홈 클러스터로 조성할 수 있게 산업단지로 변경하는 것과 가포지구를 해양 신도시 건설에 따른 배후부지로 활용하는 안이다.

또한, 도심지 각종 분양 아파트, 재개발 사업 등에 따라 주택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댔다. 원도심에 추진 중인 40개 재건축·재개발지구(2만 8536가구)와 해양 신도시 건설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모두 4만 9539가구가 공급된다는 관측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26개 재개발 지구와 해양 신도시에 임대아파트 4543가구가 공급되는 점을 들었다.

마산시는 지금까지 줄기차게 사업변경·철회를 건의하거나 건교부를 방문했다. 또한, 지역 국회의원을 통한 철회 활동도 벌였다. 특히 마산 준혁신도시 무산 대안에 국민임대단지 변경·철회 안을 넣기도 했으나 국책사업이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최근에는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인수위원회에 국민임대 단지를 산업단지로 바꿔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마산시뿐만 아니라 마산상공회의소도 인수위와 건교부에 산업단지 변경을 요구했었다. 마산상의는 "서민 주거안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기반으로 산업단지 확충과 고용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 산업단지 변경 불가 = 그러나 정부는 두 곳을 계획대로 국민임대지구 이외에는 다른 용도로 바꿀 수 없다는 견해다.

건교부나 주공이 말하는 산업단지 변경불가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국민임대주택 100만호 건설의 근거인 주택종합계획(2003~2012년)에서 마산의 최저 주거기준 미달가구 기준으로 국민임대수요가 2만 1400가구에 달하는데 국민임대 공급이 한 채도 없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지난 2005년 2월 수립한 마·창·진권 광역도시계획 수립 때 국책사업인 국민임대주택사업을 위한 그린벨트 조정지로 가포·현동지구가 반영돼 그해 12월 예정지구로 지정된 점이다.

세 번째는 임대사업 용도로 그린벨트가 풀렸기 때문에 산업단지 등 다른 용도로 변경할 수 없고, 사업을 취소하더라도 그린벨트로 되돌려야 한다는 점이다. 사업 중단 시 다른 국책사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건교부는 최근 마산상의에 보낸 회신을 통해 "가포·현동 국민임대단지는 마산시 구시가지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발행하는 이주민 대책 택지로 활용이 가능하므로 추가 산업단지 계획은 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이 아닌 관리지역에서 확보해 추진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