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로 새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주민과 빚쟁이로 전락한다는 주민이 대립돼 있는 마산 율림지구.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2동 대규모 아파트단지 메트로시티와 한일타운4차아파트 사이에 섬처럼 형성된 이곳은 지난 2003년 재개발 논의가 시작됐다.

 

전체 128가구 중 조합원은 99가구이고, 나머지 29가구는 현금 보상을 받을 계획이다. 이 중 71가구가 재개발 찬성, 나머지 57가구는 반대다. 조직도 율림지구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조합장 이봉식, 이하 조합)과 율림지구 내 재산 지킴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호경, 이하 비대위)로 구분되어 있다.

 

지난 28일 조합은 양덕2동 동사무소에서 율림지구 임시총회를 열어 관리처분계획(안) 등 9개 안건을 심의했다. 조합은 이날 총회에서 통과된 관리처분안을 토대로 창원시에 관리처분인가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보상과 주민 이주가 진행되면 곧바로 아파트가 지어진다.

 

 

 

조합은 코오롱건설이 소형을 중심으로 535가구를 지을 계획이며, 조합원들은 시세보다 싼 가격에 새아파트를 분양받는다고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코오롱건설은 조합원들에게 아파트를 평(3.3㎡)당 750만 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한일4차나 우성아파트 등 주변 시세보다 100만 원가량 싼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비대위는 임시총회장 앞에서 "관리처분 계획안이 통과되면 안 된다"며 집회를 열었다. 비대위 소속 조합원 32명은 총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비대위는 가격 차이가 아주 크기 때문에 조합이 건설사와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율림지구 감정가는 토지 3.3㎡당 평균 310만 원, 아파트는 3.3㎡당 450만 원이다. 앞으로 코오롱건설은 조합원에게 109㎡(33평) 정도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인데, 예상가는 2억 3000만 원 정도다.

 

율림지구 내 13평형 맨션에 사는 김모(여·82) 씨는 "새 아파트에서 살려면 빚을 1억 원 넘게 져야 한다. 이 나이에 무슨 빚을 지겠느냐. 죽을 때까지 여기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비대위에 속한 주민들은 대부분 토지나 주택이 소규모인 주민이다. 집이 작을수록 보상금을 받아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 어렵다.

 

이에 대해 비대위 김호경 위원장은 "김 할머니는 겨우 8000만 원 정도 보상받는다. 그런데 아파트값은 2억 원이 넘는다. 어떻게 감당을 하겠느냐"며 "보상금을 높이든지 분양가를 낮추든지 차이를 줄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빚쟁이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래서 비대위는 재개발 인가를 취소해 달라는 탄원서를 창원시에 제출하고, 관리처분 총회 무효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